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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선량한 차별주의자 - by 김지혜

Sujin Lee (Daisy) 2020. 8. 12. 03:18

책 <선량한 차별주의자> 표지

 

주변에서 하도 이 책 이야기를 많이 해서 읽게 되었고 정말 재미있었다. 

예전에 나도 모르게 차별적인 단어를 사용한 적이 있었다. 뒤늦게 부끄러움과 후회가 밀려왔지만 말을 주워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언어에서도 차별이 가득한데, 사람들은 누구나 '난 차별을 하지 않아!'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 책을 통해 일상적인 차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게 되었고 일상에서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내 행동부터 개선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상적이었던 구문> 

 

# p33

누구의 삶이 더 힘드냐 하는 논쟁은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모두가 똑같이 힘들다"는 말도 맞지 않다. 그보다는 서로 다르게 힘들다고 봐야 한다. (중략) 그렇기에 불평등에 관한 대화가 "나는 힘들고 너는 편하다"는 싸움이 되어서는 해결점을 찾기 어렵다. "너와 나를 다르게 힘들게 만드는 이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하자"는 공통의 주제로 이어져야 한다.

 

# p35

미국에서는 인종차별이 과거에 비해 얼마나 개선되었는가에 대한 설문에, 백인은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고, 흑인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고 응답하는 경향이 꾸준히 나타난다. 대니얼 커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는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전망이론을 통해, 사람들이 손실의 가능성과 이익의 가능성 가운데 손실의 가능성에 더욱 미감하게 반응하는 손실회피편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 이론을 반영하듯, 미국사회의 인종차별 개선은 특권을 잃는 백인의 입장에서 흑인보다 더욱 크게 체감한다.
기존에 특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사회가 평등해지는 것이 손실로 느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평등을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상대의 이익이 곧 나의 손실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성평등을 둘러싼 논쟁에서 비슷한 긴장이 감지된다. 여성가족부의 <2016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분석 연구>를 보면, 사람들은 현재 한국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지만 앞으로 그 불평등이 감소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동시에 앞으로 남성에게 더 불평등한 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드러낸다. 평등을 총량이 정해진 권리에 대한 경쟁이라고 여긴다면, 누군가의 평등이 나의 불평등인 것처럼 느끼게 된다. 사실은 상대가 평등해지면 곧 나도 평등해지는 것이 더 논리적인 추론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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