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또한 저번에 포스팅한 책 <나의 사적인 세종 이주기>와 마찬가지로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 '버터나이프크루'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만든 책이다. 우연한 기회로 책을 얻게 되어 읽을 수 있었다. : )
나는 출산 계획은 없지만 결혼을 한 이후 나 또한 기혼여성이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친구들도 많이들 결혼을 했고, 2세 계획을 세우는 친구들을 보며 내게 너무 멀게만 느껴지던 기혼의 삶-임신/출산/육아-가 훅 가까이 다가온 느낌이 드는 요즈음이다. 한 명의 여성으로서 기혼 유자녀 여성의 삶은 어떤지, 그들을 지지할 방법은 없는지 좀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인상적이었던 구절>
p56
"저는 비교적 국회에 빨리 들어왔기 떄문에 경험이 많은 편이에요. 유학도 갔다 왔고 다른 보좌진들에 비해 운 좋게 선거도 많이 치렀어요. 대선, 총선, 전당대회 등. 스펙을 갖췄기 때문에 의원실 옮기는 게 어렵지 ㅇ낳을 거라 생각했는데 면접도 못 보는 곳이 너무 ㅁ낳았어요. 이력서, 자기소개서는 물론 포트폴리오도 꼼꼼히 만들었는데 면접 볼 땐 그런 건 하나도 보지 않고 첫 질문이 '애가 너무 어리지 않아요?'였어요. 그 순간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여기는 날 뽑을 생각이 없구나.' 싶었어요. 남편도 국회에서 일하는데 저랑 같은 직급이고 나이는 한 살 차이, 경력은 제가 조금 더 많아요. 남편도 같이 일하던 의원님이 낙선해서 자리를 옮겼는데 이직하고도 두세 군데에서 오퍼를 더 받았어요. 전 뒤늦게 딱 한 군데 붙은 거고요. 지금 일하는 의원님은 제 포토폴리오만 보시더라고요. 일로만 평가하겠다는 느낌이었어요. 그걸 믿고 뽑아주셔서 감사한데 너무 과도하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이상했어요. 전 단지 애 하나 낳았을 뿐인데 왜 나를 뽑아주는 사람에게 필요 이상으로 고마워애햐 하는지 씁쓸하더라고요.
/ 장명희
# p74
"(...) 마음을 비우라고 내려놓으라고 얘기해 줘요.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 하듯이요. 성장곡선이 사람마다 다르잖아요. 어떤 날은 떨어졌다 어떤 날은 올라가고 계단식으로 가기도 하고요. 멈추지만 않는다면 내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으니까 계속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이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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