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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배움의 발견(Educated) - by 타라 웨스트오버

Sujin Lee (Daisy) 2020. 12. 27. 15:35

책 <배움의 발견> 표지

 

 성인이 되고 부모의 영향에서 벗어나서 나만의 새로운 세상을 개척하는 과정은 두렵기도 하지만 경이롭다. 부모님 말씀이 옳은 것이라고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시기를 지나 나의 가치관을 정립하다보면 부모님의 내게 가르쳐왔던 시각 중 일부가 잘못된 것임을, 반박할 수 없는 오류가 있음을 종종 깨닫는다. 누구에게나 이런 시기가 오지만 이 책의 주인공 타라 웨스트오버는 부모와 오빠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가정에서 자랐기에 세상 밖으로 나가면서 알을 깨고 나오는 데 상당한 진통을 겪는다. 이 책은 편집증 증세가 있는 부모 밑에서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잘못된 종교적 가치관을 따를 것을 강요받으며 정서적/신체적으로 학대 받은 타라 웨스트오버의 실화이다. 

 

 자식들의 출생 신고도 하지 않고, 학교도 보내지 않고, 병원도 보내지 않으며 자꾸 자식들을 다치게 만드는 부모 밑에서 7명의 형제자매들은 자란다. 폐철처리장에서 아버지의 일을 돕다가 불구가 되고, 차 사고를 당하고... 온갖 사고를 당해도 자식들을 병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만든 에센셜 오일로 치료하는 모습을 보고 기가 막혔다. 그리고 타라가 당하는 가스라이팅과 신체적/저인적 공격들에 나까지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추적단 불꽃의 책 만큼이나 읽기 힘들어서 계속 이북 앱을 끄고 '더 이상 못 읽겠어'라고 몇번씩이나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생생한 묘사덕택에 머리에 그림 그려지는 아이다호의 풍경과 막장 드라마 뺨치는 이 실화가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었다. 또, 산골에서 자란 타라가 브리검 영 대학교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가면서 자신을 '그 곳에 있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여기며 소속감을 찾지 못하고 스스로를 이방인화하는 모습에서 내 모습이 겹쳐 보여 마지막에 가서 더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지방 소도시의 가난한 집에서 자란 내가 과학고에 진학했을 때, 그리고 서울의 대학에 진학해서 좋은 환경에서 자란 친구들을 사귀며 느꼈던 감정과 비슷해서 더 몰입이 됐던 것 같다. 물론 가족에게서 학대를 받고 자란 타라에 비하면 내가 겪은 충격은 새발의 피이겠지만 말이다.  

 

 이야기는 결국 시원한 결말로 끝나지 못하고 반쯤의 성공으로 끝난다. 7명의 자식 중 4명은 정규교육을 계속 받지 못한 채로, 그리고 부모의 영향 아래 살아가지만 3명은 집의 속박을 벗어나서 박사 과정까지 진학한다. 

 

 비록 이 이야기는 '가정'에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사회', '회사'도 대입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속해 있는 곳의 규칙이 잘못되었다면 그것을 깨닫고 바꿔나가거나 그 집단을 탈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많은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스스로를 믿으며 '내 생각에 이것은 부당해'라고 생각하고,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상적이었던 구절> 

 

#82%
과거는 영향을 끼칠 수 없는, 대단치 않은 유령에 불과했다. 무게를 지닌 것은 미래뿐이었다. 

 

# 82%
나는 나를 위해 새로운 역사를 썼다. 나는 사냥을 하고, 말을 길들여서 타고, 폐철을 수집하고, 산불을 끈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가진 인기 있는 만찬 손님이 됐다. 산파이자 기업가인 멋진 엄마, 폐철 처리장을 운영하는 괴팍한 광신도 아버지. 나는 마침내 나의 이전 삶에 대해 정직해졌다고 생각했다. 정확한 진실은 아니었지만, 더 큰 의미에서는 진실이었다.

 

# 11%
엄마는 아버지가 해바라기와 같아서 - 눈에 파묻혀 있으면 죽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2월이 되면 있던 자리에서 옮겨 해를 받을 수 있는 곳에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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