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역시 이사 후에 짐을 줄이고자 책정리를 하면서 정리대상(ㅠㅠ)인터라 후루룩 빠르게 읽은 책이다. 이 책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과 같이 예전에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사놓고 안 읽었던 책인데 이 김에 빠르게 읽었다. 칼릴 지브란을 인용한 구절이 너무 좋았다. '사랑하는 두 사람의 영혼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는 구문 ㅠㅠ
<인상적이었던 구문>
# 장미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화려함으로 처음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으려고 한다. 그러나 장미의 화려함은 3일을 넘기기 힘들고 꽃 아래 가지에 솟아난 가시는 여러 사람들을 다치게 한다. 반대로 소나무는 밋밋해서 확 끄는 매력은 없지만 사시사철 변하지 않고, 푸른 기개뿐만 아니라 자랄수록 넉넉해지는 그늘로 인해 갈수록 많은 사람들을 품 안으로 끌어안는다.
# 무언가를 대강 잘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웬만큼 잘하는 수준을 넘어서 아주 잘하는 데는 눈에 보이지 않는 3배, 4배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 어떤 때는 공부가 아주 잘되는 때가 있다. 마치 공부 삼매에 들어가 버린 듯하다. 그럴 때는 정말로 한 번 책상에 앉아 논문을 쓰기 시작하면 한 시간 두 시간이 눈 깜박할 사이에 지나간다. 또 공부를 하지 않는 시간에도 나도 모르게 의식이 논문 내용에 계속 집중돼 있다. 심지어 잠을 자면서도 다음날 쓸 논문을 생각한다. 그런 다음 날 아침에는 진도가 훨씬 많이 나간다.
# 칼릴 지브란이 그랬던가. 사랑하는 두 사람의 영혼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고. 마치 한 지붕을 받들고 있는 사원의 두 기둥처럼 너무 가까이 있지도 그러나 너무 떨어져 있지도 말라고. 서로 사랑하되 하늘 바람이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서 춤을 추게 할 수 있을 만큼의 공간적 심리적 여유를 가지라고.
# 그대여, 먼저 이 일로 인해 슬픔이 찾아오면 남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충분히 슬퍼하고 맘껏 울어라. 분노가 일어나거든 분노가 일어나는 나를 받아들여라.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고 그대가 느끼는 심정을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에게 말로써 풀어라. 다시 일어나기 위해서는 어쩌면 이것이 가장 중요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부정하지 말고 힘들어하는 나를 그대로 받아들여라.
그리고 마음이 조금 가라앉으면 나에게 시간이라는 선물을 주어라. 조용한 공원이나 사찰을 거닐면서 어머니가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대하듯 홀로 있는 시간 동안 힘들어하는 나를 아껴주어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이를 대하듯 나를 사랑해 주어라. 이 시간에 음악을 들어도 좋고 혼자 서점에 가도 좋다. 하지만 ‘나는 이래서 안 돼’ ‘나는 저래서 안 돼’라는 식의 판단의 마음이 작동하기 시작한다면 그 마음을 일단 봉해라. 실망을 가져다주었던 일에 대한 기억과 함께 판단의 마음을 덮어놓아라.
# 한마디라도 도움이 되는 말을 하려면 아무리 옳은 충고라도 적당한 때를 기다려 나의 말이 상대방과 좋은 화음을 일으킬 수 있을 순간에 해야 하는 법이다.
# 19세기 독일의 저명한 종교학자 막스 뮐러가 한 말 중에 '하나만 알고 있다는 것은 그 하나도 제대로 모르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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