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 205

[책 리뷰]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 - by 마티포포

이 책 또한 저번에 포스팅한 책 와 마찬가지로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 '버터나이프크루'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만든 책이다. 우연한 기회로 책을 얻게 되어 읽을 수 있었다. : ) 나는 출산 계획은 없지만 결혼을 한 이후 나 또한 기혼여성이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친구들도 많이들 결혼을 했고, 2세 계획을 세우는 친구들을 보며 내게 너무 멀게만 느껴지던 기혼의 삶-임신/출산/육아-가 훅 가까이 다가온 느낌이 드는 요즈음이다. 한 명의 여성으로서 기혼 유자녀 여성의 삶은 어떤지, 그들을 지지할 방법은 없는지 좀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p56 "저는 비교적 국회에 빨리 들어왔기 떄문에 경험이 많은 편이에요. 유학도 갔다 왔고 다른 보좌진들에 비해 운 좋게 선거도..

[책 리뷰] 나의 사적인 세종 이주기 - by 유진, 봄, 상인

지난 일 년 반 동안 회사를 쉬면서 나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어릴 적 내 꿈은 '미친 듯이 열심히 일해서 위대한 업적을 세우고 일찍 죽는 것'이었는데 불행히도 대단한 능력을 타고나지 못해서 위대한 업적은 세우지 못할 것 같고, 다만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업무에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을 넘어 내 척추까지 갈아 넣으며 일했다. (허리디스크를 얻었으니 척추를 갈아 넣었다는 표현이 그렇게 큰 과장만은 아닌 듯하다) 회사에서 크게 바쁘지 않은 부서에 다닐 때는 퇴근 후 중국어 학원에 다니거나 영어 학원, 또는 주말에 경영 스터디 모임을 다녔고, 바쁜 부서에 다닐 때는 52시간 제도 시행 전의 극한의 IT업계 노동 환경을 견디며 그 와중에도 주말에 책을 읽고 블로그를 썼다. 내 인생에서 '성취'를 빼면 아..

[책 리뷰] 시선으로부터, - by 정세랑

IT업계 사모임 동료분이 내가 이 책을 좋아할 것 같다고 추천해주셔서 잠이 오지 않는 어느날 밤 읽었고, 푹 빠졌다. 는 '심시선'이라는 작고한 여성의 아들딸과 그 아들딸들의 이야기이다. 심시선으로부터 비롯된 이들은 나이대도 다르고 처한 상황도 관심사도 다르지만 각 시대의 여성의 위치와 삶을 직간접적인 목소리로 들려준다. 이 책에는 현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들이 관심있어할만한 갖가지 요소 - 여성의 삶, 환경보호,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인 억압으로부터의 저항, 여성간의 연대, 다양성-를 고루 갖춘 책이다. 게다가 작가분의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다워서, 다이어리에 필사하고 몇번이고 곱씹어보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다. 정말 이런 문장은 어떻게 쓰는 걸까? 같은 작가(정세랑 작가님)가 쓴 은 그냥 '재미있네~'라..

[책 리뷰] 마인드셋 - by 캐롤 드웩

내가 부러워하는 친구들의 유형은 안 좋은 일을 겪지 않은 친구들이 아니라, 안 좋은 일을 겪었더라도 툭툭 털고 일어나는 친구들이다. 혹은 내게는 너무나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일들을 대수롭지 않게 대하는 친구들(결과물의 퀄리티를 떠나서)이 정말 부러웠다. 유난히 잘 극복해내는 친구들의 비결이 무엇일지 항상 궁금해했었는데, 어쩌면 이 책에서 주장하는 '성장형 마인드셋'을 가진 친구들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저자이자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 그리고 세계적인 석학 캐럴 드웩은 사람의 마인드셋을 고정형 마인드셋과 성장형 마인드셋 두가지로 나눈다. 고정형 마인드셋은 한 인간의 재능은 고정되어 있으며 불변한다고 믿는 마인드셋이고, 성장형 마인드셋은 이와는 반대로 인간의 재능은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노력에..

[책 리뷰] 본질의 발견 - by 최장순

(2018년 브런치에 연재했던 내 글을 옮겨왔다.) 많은 회사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차별화'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실 그 차별화란 것의 수준이,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에 그치는 것은 아닐까. 팀장님이 권해주셔서 읽게된 책 에서는 업의 '본질'로부터 컨셉을 발견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1. Concept은 왜 중요한가? concept는 브랜딩 요소들을 달라붙게 하는 '접착제(본드)'로, 비즈니스의 점선적인 기둥이 된다. 브랜드를 달걀 프라이에 비유하자면, 제품과 서비스, 유통, 영업활동 등이 흰자에 해당한다면 concept은 달걀 프라이의 '노른자'에 해당한다. 즉, concept는 다양한 마케팅/광고/영업활동 등을 한데 묶는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현상은 복잡하지만, 본질은 단순..

[책 리뷰] 이기는 대화를 위한 아들러의 결정적 말 한마디 - by 이와이 도시노리

(2018년에 브런치에 내가 썼던 글을 옮겨왔다. 그 당시에는 칭찬에 대한 이 책의 해석이 매우 새롭게 들렸는데, 지금은 다른 책들에서 비슷한 해석을 많이 접해서 그 당시처럼 놀라운 감정은 들지 않는다는 점이 신기하다. 그래도 기록을 위해 당시 썼던 독후감을 남겨둔다.) 회사에서 PM(Project Manager)으로 일하다 보면 다양한 성격 유형의 사람과 만나게 된다. 내가 정리할 문서까지 꼼꼼하게 정리해서 나에게 전달해주는 개발자가 있는가 하면, A to Z 꼼꼼하게 다 일러주더라도 흘려 들어서 개발을 끝낸 다음 테스트 기간 동안 수정을 많이 해야 하는 개발자도 있다. 마찬가지로,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욕심이 많은 디자이너도 있고,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기보다는 다른 협업자와의 의견 또는 일정 조율을 ..

[책 리뷰]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 - by 웬디 스즈키

올해 뇌과학/감정/명상 주제에 푹 빠져 있다. 나는 오랫동안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올해는 이것이 '효과적인 마음챙김 방법'에 대한 질문으로까지 확장되어서 이런 주제의 책을 유난히 많이 읽은 것 같다. 이 책은 뉴욕대학교 신경과학센터 신경과학 및 심리학 교수인 웬디 스즈키 교수의 개인적인 경험을 다루고 있다. 스스로가 운동과 신경가소성의 관계를 증명하는 실험대상이 되어 자신이 해온 운동과 명상이 스스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1인칭 시점에서 기술하는 책이다. 대학교 때 좋아했던 생물학 교수님(비록 추천서 써달라는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하셨지만... 강의력도 좋고 인품도 좋으셔서 좋아했던 교수님)이 쓴 것 같은 책이었다. 뇌과학을 다루지만 개인적..

[책 리뷰]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 by 추적단 불꽃

이 책은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읽고 싶지 않았다. '역시나'는 역시나라고, 감정의 폭이 크지 않은 편인데도 책 초반의 추천사를 읽으면서부터 줄줄 울었다. N번방이 언론에 오르내리기까지 고생했던 N번방의 최초 제보자 '추적단 불꽃'의 책에, 두 어린 여성의 용기에 25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를 악물고 추천사를 써준 게 너무 느껴져서 추천사를 읽으면서부터 눈물이 맺혔다. 고생한 추적단 불꽃을 위해 이 책을 꼭 사고 끝까지 다 읽고 정성스러운 리뷰도 남기고 남들에게 추천도 해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었지만, 책을 읽는 초반, 너무 힘들어서 책을 몇 번이고 덮었다 다시 열었다. 2000년대에도 이런 말도 안 되는 범죄가 일어났는데, 제대로 처벌은 되지 않았고, N번방 기사를 읽으며 내내 분노해왔기에 이 책..

[책 리뷰] 나를 믿고 일한다는 것 - by 우미영

여성이 IT업계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평소 인지하지 못하였던 자신의 소수자성을 마주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물론, 마케팅 부서나 기획 부서와 같이 여성이 더 많거나 성비가 비슷한 부서도 있지만, 내가 일했던 바에 따르면 IT 회사의 구성원의 대다수는 남성이었다. 이러한 남초 현상은 개발 부서나 영업 부서에서 더 흔한 것 같다. 그런데 여기 IT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처음부터 기술영업을 하지도 않았지만 어도비 코리아(Adobe Korea)에서 첫 여성 대표를 맡은 '우영미'님의 이야기가 있다. 우영미 대표님은 당시 흔치 않았던 IT 스타트업에서 흔히 스타트업 직원들이 그렇듯이 전방위로 일을 하시다가 전문성을 찾고자 IT 영업인이 되셨다고 한다. 그 후 몇번의 이직을 통해 현재 어도비코리아 여성 대표가 되..

[책 리뷰] 두 도시의 산책자 - by 장경문

약 3년 전, 처음으로 혼자 해외여행을 갔다. 그것도 지구 정 반대편의 호주로 말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자연과 맛있는 커피와, 모든 것이 다 좋았는데 딱 한가지가 나를 괴롭히는 것이 있었다. 호주 사람들이 너무 친절했던 것이다..! 인종차별 조심하라는 말을 듣고 갔는데 웬걸, 다들 너무 친절했다. 내가 버스를 잘못 타서 마지막 정류장에서 안 내리고 허둥지둥하자 어디 가냐고 다른 버스 타는 법을 알려주셨던 버스 기사님, 버스 안에서 말 걸어주신 할머님, 그리고 길거리에서 내가 여행지를 물어봤는데 내 헷갈리는 발음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안내해준 여자분들까지. 근데 그 중에서도 당황스러웠던 친절은 마트나 가게에서 묻는 "How are you?"라는 질문들이었다. 하루에 몇번씩이고 그 질문을 듣는데 뭐라고 답을..